경기공연예술페스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도 수원 일대에서 열린 ‘제12회 경기공연예술페스타’가 12월 5일 막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페스타는 12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 동안 경기 예술인의 집, 경기아트센터, 경기상상캠퍼스, 수원SK아트리움 등에서 진행됐으며, 도내 공연예술 관계자와 예술인, 시민 관객 등이 행사장을 찾았다.
‘경기공연예술페스타’는 경기도 예술인(단체)의 우수 공연 레퍼토리를 소개하고, 공연예술 유통과 교류를 넓히기 위해 마련된 경기도 대표 공연예술 축제다. 12회를 맞은 올해는 베스트콜렉션, 쇼케이스, 피치세션, 토크세션, 워크숍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 공연예술의 현재 흐름과 다양한 작업들을 한 자리에서 살펴보는 시간이 됐다. 올해 페스타에는 특별히 영국 기반 연극 평론가, 제작사 관계자, 극장 프로그래머 등 해외 델리게이트가 초청됐다. 이번 초청은 지난 8월 경기 예술인 아카데미 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에딘버러 리서치 프로그램’에서 이어진 인연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에딘버러에서 시작된 만남이 경기도 공연예술 현장을 직접 보는 자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페스타의 개막과 폐막은 2025년 경기예술지원 우수공연으로 선정된 작품들로 채운 [베스트콜렉션]이 장식했다. 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 작품으로 선보인 입과손스튜디오의 〈완창판소리프로젝트2_강산제 수궁가〉는 오늘의 소리꾼·고수가 완창판소리를 자신들의 감각으로 풀어낸 무대다. 판소리를 이끌어가는 소리꾼의 힘과, 전통을 현재의 관객과 연결하려는 시도가 어우러져 관객의 집중을 이끌어냈다. 한편, 5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폐막 작품으로 오른 연극 〈식물은 일하지 않는다〉는 김동국 극작·연출의 농업 3부작 가운데 한 편으로, 토종 씨앗을 지켜온 노농부와 사회적 농장을 운영하는 청년농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생태와 노동, 세대 간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일상의 현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5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 멀티벙커에서 열린 [쇼케이스 데이]에서는 경기공연예술페스타가 주목한 경기 공연예술팀(송영선, 김요셉, 김유미, 연희공방 음마갱깽, 김민영)이 무대에 섰다. 다섯 팀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구성으로, 경기 지역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들의 면모를 압축해 각 20분 내외의 공연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3일 오후에는 ‘경기도 공연예술 공동 창·제작 지원 시범사업’의 결과를 소개하는 [공동 창·제작 쇼케이스]도 마련됐다. 해당 쇼케이스에서 발표된 작품은 오산문화재단·남양주시·외계공작소가 함께 제작한 연극 〈제1회 과학데이〉로, 과학과 역사를 연극으로 풀어내려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여러 기관과 단체가 함께 작품을 만든 과정이 공유되며, 지역 간 협업 방식에 대해 현장의 의견을 나누는 계기가 됐다.
한편 경기도 공연예술 작품과 예술인들의 활동을 직접 소개하는 [피치세션]에는 총 10팀이 참여했다. 3일에는 입과손스튜디오, 김유미, 송영선, 예술창작공장 Comma And(콤마앤드), 화이트큐브프로젝트가, 4일(목)에는 김동국, 외계공작소, 김민영, 연희공방 음마갱깽, 김요셉이 경기 예술인의 집 무대에 올라 각 팀의 정체성과 대표 작품,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발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는 대표 예술인들을 한 자리에서 바로 만나볼 수 있는 ‘한눈에 보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3일~4일 오전 경기 예술인의 집에서 진행된 [토크세션]에는 영국 기반 해외 델리게이트인 린 가드너, 질리언 개리티, 톰 포스터, 마가렛-안 오도넬이 발제 및 패널로 참여했다. 1일 차 세션에서는 영국 공연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연 유통 구조와 해외 프로그래머들이 작품을 선택할 때 보는 기준, 해외 공연시장에서 통용되는 흐름 등을 소개하며 국내 예술인들이 해외 공연시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일 차에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운영 방식과 참가 전략, 썸머홀(Summerhall) 극장의 공간 구성과 프로그램 구조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국제무대 진출을 준비할 때 필요한 사전 정보 수집과 리서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현장에 모인 예술인·기획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지며 해외 진출과 관련해 그동안 갖고 있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4일 오후 진행된 [워크숍]에는 프로젝트 다리의 임현진 PD·강유진 PD·김시진 PD와 함께, 샤이풀바리 모하맛 PD, 갓라이브 라와니 큐레이터가 참여했다. 워크숍에는 국제교류에 관심이 있거나 경험이 있는 도내 예술인·기획자 약 30명이 참여해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교류를 시작하는 방법, 해외 공연관계자와의 소통 방법, 현지 상황을 이해하는 방법 등에 대한 현실적이고 유용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가자들은 해외 교류에 대한 접근법과 나아갈 방향을 보다 현실적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제12회 경기공연예술페스타는 경기 공연예술의 다양한 작업과 논의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베스트콜렉션부터 쇼케이스, 피치세션, 토크세션, 워크숍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경기 공연예술의 흐름과 성과를 공유하는 교류의 장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예술인의 해외 활동은 한 번에 이루어지기보다는 여러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야 가능한 일인 만큼, 앞으로도 예술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만남의 기회를 꾸준히 마련하고자 한다”며 “경기도 공연예술이 국내를 넘어 해외 무대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