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갑질과 부패 그리고 청렴
경기북부보훈지청장 김장훈
김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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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4 20:00 | 최종 수정 2018.05.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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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타임즈=김영근 기자)가끔 부패문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유명인들을 보면서 ‘저 분들이 뭐가 부족해서 위법․탈법을 행하면서까지 더 많은 것을 취하려고 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돈에 대한 욕망의 끝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부패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일까, 아니면 소위 ‘갑(甲)’에게 권력과 돈이 집중되어 있는 사회구조의 문제일까? 아니면, 부패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습 때문일까? 또는 부패척결에 대한 미흡하고 허술한 사법제도 때문일까? 여러 질문과 상념들이 뇌리를 스친다.
‘돈’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을 것이다. 돈은 생계를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기도 하지만, 인간이 만든 모든 재화를 소유할 수 있는 수단이며, 여행과 도박 같은 순간의 유희와 쾌락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소한의 ‘돈’은 행복하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돈에 대한 욕망은 풍요로운 자본주의 사회를 건설하는데 이바지하였지만, ‘돈’을 소유하고 있는 정도에 따라 발생한 새로운 권력구조는 우리 사회에 소위 ‘갑질’ 문화를 만들어 냈고, ‘갑’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배금주의 풍토를 조성했다. 또 이러한 배금주의는 돈을 취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위법․탈법적 행위도 무릅쓰게 하는 부패구조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우리의 현실 속에서 누구나 절대적인 ‘갑’의 위치에 서기 위해 ‘돈’을 욕망하고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를 이끌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사회조차 이러한 현실을 쫓고 포획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떠한 모습을 띠게 될까?
세계사적으로 국가의 쇠락은 동서고금 불문하고 공직사회의 부패에서 시작되었다. 과거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로마 역시 지도층의 부패와 사치로 인해 몰락하였고, 현재 완전히 몰락한 베네수엘라 역시 오일머니를 쟁탈하기 위해 지도층이 부패해졌고, 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정부가 국가재정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정책을 추진한 결과 지금과 같은 비참한 현실을 가져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2017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는 OECD 35개국 중 29위로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권력형 부패와 생활형 부패 등 여러 종류의 부패에 병들어 있다는 증거이다.
이러한 부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직사회가 먼저 청렴해야 한다. 왜냐하면 공직사회가 청렴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청렴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청렴한 공직사회로의 변화와 함께 부패하지 않은 청렴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공직사회의 노력 역시 중요하다. 돈을 가진 정도에 관계없이 누구나 공평한 권리를 누리는 사회, 돈에 의해 내가 흘린 노력과 결과가 훼손되지 않는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를 건설하는데 공직사회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어 내야 소위 ‘갑(甲)에 의한 ‘갑질’과 ‘부패’의 행태를 줄일 수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을’의 위치인지도 모른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앞에서는 ‘갑’의 위치에 있을지는 몰라도 직장 내에서는 ‘을’에 위치인 경우를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같은 ‘을’의 입장에서 상호 소통하고 조금이라도 관용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살아가는 것이 갑질과 부패를 척결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초가 될 것이다.
갑질과 부패는 우리 마음속에서 시작한다. 우리 마음속의 변화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국가를 물려줄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현재 회자되고 있는 TV속 유명인들의 ‘갑질’과 ‘부패’의 모습이 먼 훗날에 아련한 기억으로만 회자될 수 있도록, 공직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청렴을 향한 우리 자신의 새삼스런 환기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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