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제대군인 취업준비는 ‘책읽기’로부터

김영근 승인 2018.06.18 20:03 의견 0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는 매일아침 눈만 뜨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하루를 시작 한다. 미래 학자들은 앞으로의 세상은 AI가 주도하는 최첨단 정보화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요즘 젊은 학생들은 독서보다도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획득하고 컴퓨터 게임에 몰입하여 아쉬움과 더불어 창의성이 줄어들까봐 걱정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량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항상 매우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혹자는 말하기를 너무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틈만 나면 행락행력이 이어지고 주말이면 등산로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만으로도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독서는 습관이다, 독서가 학자나 문인 등 특정계층의 전유물일 수 없다. 남녀노소, 신분계층을 떠나 누구나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이 독서의 즐거움이다.
 
그 즐거움을 바쁘다는 구실로, 급속히 발전하는 인터넷의 각종 영상매체 범람으로 인하여 책을 읽을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최첨단의 과학문명이 도래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전자책을 선호할 것 같지만 종이책이 주는 매력은 여전하고 아직도 대다수의 독자들이 종이책을 선택하고 있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선생은 강진 유배생활 중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세상의 옷이나 음식, 재물 등은 부질없는 것이고 가치 없는 것이다. 옷이란 입으면 닳게 마련이고 음식은 먹으면 썩고 만다.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렇다 지극히 평범한 말이지만 물질문명의 숲 속에서 방황하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말이다.
 
독서광으로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 이른바 이동 도서실을 끌고 다닐 정도로 항시 수 천 권의 책들을 집무실에 놓고 지냈다고 해서 유명하다.
 
그는 반생을 전쟁터에서 보냈으며, 수많은 책들을 섭렵했다. 그의 깊은 통찰력과 예지, 부하를 아낄 줄 아는 인간애, 끝없는 인내와 각고의 노력,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의지력 등 이런 것 들이 몸속 깊숙이 버무려지지 않고서는 한 시대를 이끌어갈 통치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군사학 천문학 등의 책들 외에 감동적인 문학서적 등에 심취하였다하니 그의 또 다른 한 면을 잘 나타내어 주고 있다.
 
우리가 책을 읽음으로서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지혜야말로 살아있는 지식이고 언제 어디서나 위험이 닥쳤을 때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삶의 양식이다.


나는 35년의 해군생활을 마치고 흔히들 말하는 인생 제2막을 시작하고 있다.
 
군이란 조직은 냉정하게 책정된 연령정년으로 인하여 비교적 젊은 나이에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은퇴하게 된다. 군대에 몸담고 생활하다 보면 전역 후의 인생설계를 미리 하겠다고 마음다짐은 하지만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전역군인 취업이란 것이 군 생활 중 터득한 업무능력과 그동안 익힌 기술들을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곳에 제공한다는 의미가 가장 큰 것 같다. 하지만 규칙적이고 어쩌면 획일화된 시스템에 장기간 익숙한 생각과 행동이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기란 만만찮은 것 같다. 군이라는 보호막 속에서 생활하다가 속칭 민간인 회사에 취업하게 되면 속상한 일들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를 때면 나의 경우 수시로 경기북부제대지원센터를 방문하여 담당상담사와 자문을 구한 것이 초기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사회적응을 하려면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여야 하고 이 승리의 원동력은 책을 통하여 자신에 대한 근기를 키우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는 최고인 것 같다.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공허감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독서 밖에 없는 것 같다. 열심히 책을 읽다보면 장래의 길이 보이고 희망이 싹 튼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전혀 음미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항상 듣는 소리, 아는 얘기는 읽을 의미가 없지 않은가?

최근에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한 ”호모사피엔스“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여태껏 내가 생각해 왔던 종교관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저자 스스로가 말하는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호모사피엔스는 이처럼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소망 한다.”라고 하였다.
 
이 책은 내가 누구인가를 되돌아보고 나의 위치를 자리매김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책은 방황하는 자에게는 길을 안내하고 마음의 안식과 행복을 배달하는 전령사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조금 지나면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 군 생활 하는 동안 다양한 분야의 책읽기를 취미로 생활화 한 것이 돌이켜보면 전역 후 사회생활 정착에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모두에게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읽기를 권하고 싶다.
 

 / 오산대학교 교수 정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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