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타임즈】의정부시(시장 김동근)가 11월 14일 개최하는 ‘2025 의정부 혁신도시 스타트업 챌린지’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기술검증(PoC) 기반의 행정 접목형 공모전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시정 현안 해결에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혁신 기술의 '공공 테스트베드' 역할

의정부시가 이번 챌린지를 PoC 기반으로 설계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기존의 공모전이 아이디어 제안에 머물렀다면, 이 방식은 스타트업에게 실제 시정 현안이라는 검증된 '문제'를 던져주고, 2개월간 공무원 및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의 현장 적합성을 높이도록 했다.

스타트업은 공공 시장이라는 높은 장벽을 넘어 제품의 신뢰도(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공공 테스트베드' 기회를 얻고, 시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행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대상 수상 기업에게 시정 적용 재정·행정적 지원을 약속한 것은 단순한 실증을 넘어 실제 사업화와 지역 정착까지 유도하겠다는 시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단기 실증을 넘어선 지속가능성 확보 과제

그러나 이 혁신 모델이 지속가능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조적인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첫째, 성과 측정의 명확성이다. PoC가 단순한 시연으로 끝나지 않고, 기술 적용 전후의 행정 비용 절감, 민원 처리 속도 변화 등 정량적 지표를 통해 객관적으로 성과를 검증해야 한다.

둘째, '최초 구매자' 역할의 실효성이다. 대상 기업에 대한 시정 적용 지원이 단발성 보조금에 그치지 않도록, 기술 실증 후 일정 기간 동안의 용역 또는 구매 계약을 의무화하는 'First Buyer'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스타트업이 안정적인 공공 시장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공무원의 수용성이다. 기술 변화에 대한 공무원 조직의 이해와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협업 과정에 참여한 공무원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정기적인 기술 교육을 실시하여 행정 내부의 혁신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지역 특화 산업과의 전략적 연계 필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정부시는 공모전 주제를 지역 특성과 미래 전략 산업에 맞춰 특화해야 한다. 의정부시가 가진 경기 북부의 안보 중심지, 문화 콘텐츠 산업의 잠재력 등을 활용하여 접경 지역 안전 관리 기술, 도시 재생 기술, 또는 웹툰·영상 등 문화 콘텐츠 산업과 연계된 행정 플랫폼 개발 등 의정부만의 고유한 시정 과제를 발굴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공모전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지역 특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반이 된다. 결국, 의정부 혁신도시 스타트업 챌린지는 '기술을 통한 지방 행정의 체질 개선'이라는 거대한 실험이며, 그 성공 조건은 시의 강력한 후속 지원과 공직 사회의 능동적인 혁신 수용 태도에 달려 있다.